슈퍼마이크로, 기대 밑도는 실적 발표… 주가 15% 급락
4분기 실적,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Super Micro, SMCI.O)가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월스트리트의 기대치를 하회하며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용 고성능 컴퓨터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형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실적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6월 30일 마감된 분기 동안 슈퍼마이크로는 57억 6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8억 9천만 달러에 못 미쳤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1센트로, 예상치 44센트를 하회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약 15.5% 급락했다.
무너진 고성장 기대, 경쟁 심화가 원인
슈퍼마이크로는 지난 2월, 2026 회계연도 매출을 400억 달러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330억 달러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는 299억 4천만 달러로, 여전히 그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초기 전망에 비하면 큰 폭의 하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슈퍼마이크로의 시장점유율이 경쟁사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D.A. 데이비슨의 매니징 디렉터 길 루리아는 “서버 시장은 현재 매우 활발하지만, 슈퍼마이크로의 부진은 점유율 손실에 기인한 것”이라며 “고객들은 델(Dell), HP 등 기존 대형 업체들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은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AI 수요와 칩 공급 회복 기대에도 주가 하락
슈퍼마이크로는 AI 서버와 액체 냉각 솔루션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2025년 들어 주가가 88% 상승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 킴 포레스트는 “AI 관련 기대가 크기 때문에, 그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은 시장에서 강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분기 동안 슈퍼마이크로는 Nvidia(NVDA.O)의 고성능 GPU 공급 지연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지만, 찰스 리앙 CEO는 “앞으로의 분기에서는 칩 공급 상황이 개선되어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 관세 영향도 실적에 부담
이번 분기 순이익은 1억 9,520만 달러, 주당 31센트로, 전년 동기(2억 9,720만 달러, 주당 46센트) 대비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수입 관세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결과다. 리앙 CEO는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그 효과는 앞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보수적
슈퍼마이크로는 2026 회계연도에는 3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시장 평균치보다는 높은 수치다. 반면 2025 회계연도 1분기에는 매출 60억70억 달러, 조정 EPS 4052센트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LSEG 조사 기준 애널리스트 예상치(매출 66억 달러, EPS 59센트)보다 낮다.
회계 문제로 인한 상장폐지 위기 극복
슈퍼마이크로는 과거 재무 보고 지연과 감사인 교체 등 회계 관련 이슈로 나스닥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회복세에 나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로 인해 다시 한 번 시장 신뢰 회복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P 500 지수가 2025년 들어 7% 상승한 반면,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실적 발표 전까지 약 88% 상승해 있었던 만큼, 이번 하락은 그간의 기대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