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쌀값에 가계 부담 가중…정부 비축미 판매 연장, 효과는?

계속되는 쌀값 고공행진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지난 20일 비축미 판매 기한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과연 이 조치가 쌀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8월 말로 예정되었던 정부 비축미의 판매 기한을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20일 저녁,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번 조치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현재 시장에는 2,000엔대의 수의계약 비축미, 3,000엔대의 입찰미, 그리고 4,000엔에서 5,000엔대의 브랜드 쌀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만약 당초 계획대로 8월 말에 저렴한 수의계약 비축미 판매를 중단했다면, 시중에서 2,000엔대 쌀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번 판매 기한 연장은 쌀값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장 반응: 비축미 품절과 더딘 공급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즈오카현 내 대형 슈퍼마켓 현장의 상황은 엇갈렸습니다.

21일, 시즈오카 시내의 슈퍼마켓 ‘타고시게’의 쌀 코너에서는 정부 비축미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진열대에는 니가타현이나 홋카이도산 브랜드 쌀만 가득했습니다. 해당 매장 점장인 마스다 카츠미 씨는 “지난 6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총 6,000포대의 비축미를 입고했지만, 현재는 모두 판매되어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브랜드 쌀은 가장 저렴한 제품이 5kg에 4,731엔에 달했습니다. 높은 쌀값에 소비자들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한 고객은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구매하고 있다”며 “쌀값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체념한 상태다. 쌀은 필수품이라 비싸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타고시게’는 22일부터 일부 점포에서 비축미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며, 정부의 판매 기한 연장 소식에 소비자들은 “천 엔 단위로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시내의 또 다른 슈퍼마켓 ‘후지야’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이곳 역시 21일에는 비축미가 없었지만, 식품 담당자인 다카하시 토요시게 씨는 “지난 6월 10일에 신청했던 비축미가 드디어 내일 입고되어 판매를 시작한다”고 전했습니다.

무려 두 달 이상을 기다린 끝에 처음으로 비축미를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다카하시 씨는 “언제 들어올지 기약 없이 기다리는 동안 고객들의 문의도 빗발쳤다”며 “정말로 공급이 될지, 또 너무 늦게 들어와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정부의 판매 기한 연장 조치에 대해 “우리 매장에는 3,500포대의 비축미가 입고될 예정이라 판매 기간이 길어져 큰 도움이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햇쌀도 고공행진, 가격 안정은 ‘시기상조’

문제는 비축미뿐만이 아닙니다. 햇쌀 시즌이 돌아왔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습니다. ‘후지야’ 매장에서는 8월부터 햇쌀 판매를 시작했지만, 두 차례 입고된 물량 모두 이틀 만에 동이 났습니다. 다카하시 씨는 “가격대는 높지만, 올해 수확한 맛있는 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시즈오카현산 햇쌀은 5kg에 4,947엔, 미야자키현산 햇쌀은 5,379엔으로, 작년과 비슷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쌀값 상승의 배경과 향후 전망

최근 규슈나 시코쿠 등지에서 출하된 조생종 쌀은 슈퍼마켓에서 5kg당 4,000엔에서 5,000엔이라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작년보다 1.5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는 벼농사 생산 비용 증가와 더불어, 농업협동조합(JA)과 비조합 유통업체 간의 쌀 매입 경쟁 심화가 꼽힙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JA가 농가에 선지급하는 ‘개산금(가불금)’을 대폭 인상한 것입니다. 일례로 60kg당 개산금은 JA고치현이 조생종 고시히카리를 작년보다 49% 인상한 22,000엔, JA전농 니가타가 고시히카리를 76% 인상한 30,000엔, JA전농 야마가타가 쓰야히메를 59% 인상한 31,000엔으로 책정했습니다.

한 슈퍼마켓 관계자는 “앞으로 브랜드 쌀 가격이 5kg당 4,000엔 아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입쌀 등을 함께 판매하여 소비자들이 가격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5년산 쌀 역시 고온 피해 등의 우려가 있어 수확량 변동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쌀값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