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 임박…블랙웰 출시 연기 여부에 글로벌 증시 촉각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끄는 엔비디아가 곧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까지 강력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해온 만큼 이번에도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시에 차세대 제품 ‘블랙웰(Blackwell)’의 출시 일정 지연설이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출시 연기를 공식화할 경우, 회사의 성장세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5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전망치는 약 280억 달러(약 37조 원)로, 1분기 대비 약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월가의 평균 전망치는 이보다 다소 높은 287억 달러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엔비디아가 이 같은 기대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AI 열풍이 본격화된 이후, 엔비디아는 매 분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기대치와의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24회계연도 3분기에는 전망치를 약 12% 초과했지만, 2025회계연도 1분기에는 그 차이가 6%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의 기대 수준이 한층 높아진 만큼,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갈수록 쉽지 않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 또 다른 부분은 바로 블랙웰 시리즈의 출시 시점이다. 이달 초,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로 예정했던 새로운 AI 칩 블랙웰의 출시가 수개월 연기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설계 결함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겼으며, 출시 일정이 최소 석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실적 발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면 처음으로 이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연기 여부가 공식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랙웰 출시 연기는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전략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엔비디아는 올해 인공지능 칩의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칩 수요와 가격을 끌어올리고, 빠른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공급망 측면에서는 상당한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주요 생산 파트너인 대만 TSMC를 비롯한 공급망이 이 빠른 주기를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에 블랙웰 출시가 지연된다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시장 또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설령 2분기 실적이 기대를 뛰어넘더라도, 블랙웰 출시 연기가 공식화된다면 향후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해 엔비디아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글로벌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연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실적과 함께 블랙웰 출시 일정에 대한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이 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