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찬, 美 대학원에서 스포츠 산업 전공…신세계의 미래 청사진인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18년 만에 회장직에 오른 가운데, 장남 정해찬 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정 씨는 현재 미국에서 스포츠 산업 관련 석사 과정을 밟으며 차세대 경영자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정해찬 씨는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에서 스포츠·피트니스 매니지먼트 석사 과정을 이수 중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체육 경영을 넘어 마케팅, 조직관리, 브랜드 전략 등을 아우르는 전문 교육으로, 글로벌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반영한 커리큘럼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생인 정 씨는 정용진 회장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2018년에는 신세계그룹 계열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후 2021년에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복무를 마쳤으며, 전역 후에는 삼정KPMG에서 재무 자문 부서 인턴십을 경험하며 경영 수업을 이어갔다.

정해찬 씨가 학부 시절 전공과는 다른 분야인 스포츠 산업을 선택한 것은 신세계그룹이 유통과 스포츠를 접목한 신성장 전략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 회장은 야구단 SSG 랜더스를 인수하면서부터 “유통과 스포츠를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신세계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스타필드 청라와 SSG 랜더스 돔구장을 함께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돔구장은 약 2만1,000석 규모로 설계됐으며, 바로 옆에 건립될 스타필드 청라는 쇼핑, 호텔, 외식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특히 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는 호텔 객실, 인피니티 풀, 스포츠 펍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개발은 단순한 유통에서 벗어나 스포츠와 관광, 레저를 아우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해찬 씨가 스포츠 산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그룹의 장기적인 비전과 맞물리는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스타필드 청라 비전 선포식에서 정 회장은 “청라 프로젝트를 세계 최고 수준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여가 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 출장 중 니혼햄 파이터스의 새 홈구장 ‘에스콘 필드’와 구 홈구장인 ‘삿포로 돔’ 등을 방문해 참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유격수 데릭 지터와의 만남을 SNS에 공개하며 스포츠, 특히 야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해찬 씨의 스포츠 산업 전문성은 향후 신세계의 스포츠·유통 융합 전략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 수업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후계 구도의 윤곽이 뚜렷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룹의 미래 방향과 정해찬 씨의 선택이 맞물리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