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쇼크에 짓눌린 증시, 2026년 위기를 기회로 바꿀 美 핵심 주도주 5선
1분기 실적 시즌의 막이 오르는 시점, 글로벌 증시가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주말 사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양국의 임시 휴전 소식에 3% 이상 반등하며 랠리를 펼쳤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다시 방향을 잃고 요동치고 있다.
전운 감도는 중동, 급락하는 뉴욕 증시
미국 대표단 측의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단에 난색을 표했다며 협상장을 떠났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은 핵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함께 전쟁 배상금, 동결 자산 해제 등 강력한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협상 결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즉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세계 최강인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란이 불법적인 갈취로 이득을 얻게 두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미 중부사령부가 동부 표준시 기준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를 오가는 해상 교통 차단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곧바로 폭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단숨에 돌파하며 7% 이상 치솟았다. 유가 급등이 전 세계 경제에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공포가 번지면서 다우존스 선물은 45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고, 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닝 시즌의 포문을 연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전반적인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부문 트레이딩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으며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4%나 미끄러졌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벨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중동 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의 적정 가치를 처음부터 다시 평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진단했다.
유동성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사실 이번 중동 쇼크 이전에도 2026년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빛에는 이미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금리 인하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AI 거품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S&P500 지수가 1949년 이후 단 네 차례밖에 없었던 ‘3년 연속 10% 이상 상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고평가 논란과 함께 거센 조정장이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30년 넘게 자본 시장의 궤적을 쫓아온 한동대 AI융합학부 김학주 교수는 지금의 변동성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다. 그는 현재 증시에 돈이 넘쳐나는 근본적인 이유가 단순히 미국의 통화 정책 때문이 아니라 ‘사회와 기업의 노령화’에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과 기업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소비 대신 저축에 집중하게 되고, 이 막대한 자금은 결국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 시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 교수는 작년 연말 개최된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를 통해 “지금 시장은 물이 가득 찬 어항과 같아 금리나 지정학적 이슈 같은 자극에 크게 출렁이겠지만, 결국 그 물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자산의 70%는 흔들림 없는 우량주에 묻어두고, 나머지 30%는 지금처럼 시장이 외부 충격으로 폭락할 때를 대비해 현금으로 쥐고 있는 전략을 권장했다.
위기 속 빛을 발할 ‘핵심 테크 톱5’
그렇다면 당장 눈앞의 악재를 넘어 향후 투자자들에게 수십 배의 과실을 안겨줄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김 교수는 폭락장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5대 미래 기술 분야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곳은 AI ‘추론의 시대’를 이끌어갈 반도체와 연결 기술이다. 이제는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를 넘어 특정 기능에 특화된 AMD나 브로드컴의 활약이 돋보일 시점이다. 특히 반도체 간의 교신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는 CXL 기술의 선두주자 ‘아스테라 랩스’가 제2의 AI 랠리를 주도할 핵심 주역으로 꼽혔다.
두 번째는 인류가 가장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의료 AI 분야다. 방대한 암 조직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순식간에 찾아내는 플랫폼 ‘템퍼스 AI’가 지목됐다. 미국 종양 내과 의사의 절반 이상이 이미 가입되어 있는 이 플랫폼이 향후 의료 현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각각 극한 환경을 제어하는 로봇과 전력난을 해결할 에너지 혁명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자동화 기술을 축적한 일본의 ‘야스카와’, ‘하모닉 드라이브’가 유망하다. 이와 더불어 심해 5km 아래의 희토류 채굴 등 극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 제어 기술을 가진 ‘오셔니어링 인터내셔널’과 ‘테크닙FMC’도 경쟁자 없는 안전한 투자처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폭증하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대안으로 떠오른 소형 원자로(SMR) 시장에서는, 핵잠수함 등에서 이미 고농도 핵연료 제조 기술을 검증받은 ‘BWX 테크놀로지’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 게임 체인저는 바로 양자 컴퓨터다. 상용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향한 인류의 열망이 그 혁신의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대규모 계산에 특화된 ‘리게티 컴퓨팅’과 구조적으로 오류 제어 능력이 뛰어난 이온 트랩 방식의 ‘아이온Q’가 다가올 양자 시대의 문을 열 핵심 기업으로 거론됐다.
단기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려 시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혼란과 폭락은 미래의 주도주를 선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눈앞의 공포에 휩쓸리기보다는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